공구상탐방
목포 신원산업공구마트

지난 2008년 TOOL(舊공구사랑)에서 취재했던 전남 목포의 신원산업공구마트. 그로부터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매장을 찾아 어떻게 달라졌는지 또 어떤 것이 그대로인지 둘러봤다. 확실한 것은 대표의 호방한 성격은 그대로라는 것.

강산이 두 번 바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세상을 상대하는 ‘장사’하는 이들에게 변화는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호남지역 대표 공구상, 신원산업공구마트에도 변화가 있었다.
① 가업 승계의 시작
올해 4월1일은 신원산업공구마트의 30주년 창립기념일이었다. 바로 그날, 신원산업 이호남 대표는 아들 이주성 이사에게 매장의 공동대표 직함을 주었다. 이주성 공동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로 11년째 신원산업공구마트에서 아버지와 함께 일해 왔다. 이호남 대표가 평가하기에 아직은 미진한 점이 보이지만 언제까지고 자신이 그 자리에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대표는 알고 있는 것이다. 그와 함께 3년 전부터는 막내딸 이경진 양도 매장에 와 신원산업의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승무원으로 일하던 딸이 코로나 팬데믹 시기 휴직하면서 합류한 케이스다. 막내딸이 전담하는 신원산업 쇼핑몰은 지속 성장 중이다.

② 확립된 ‘안전경영’
2008년, 신원산업의 직원 수는 무려 20명에 달했다. 그 가운데 수리 직원만 4명이었고 주요 납품처인 대불공단 담당 직원만도 4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직원 수는 공동대표 아들과 막내딸 포함 12명.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그 이유로 이호남 대표는 확립된 신원산업의 안전경영을 들었다. 매장을 운영하며 대표가 느낀 것 가운데 하나는 ‘직원이 많다고 매출이 느는 것은 아니다’였다. 아무리 운영이 잘 되는 공구상이라도 사회 경기나 매출처 상황에 따라 매달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직원들의 임금 지출은 매달 동일하다. 안정적인 매장의 경영을 위해 대표는 수금이 불안정한 매출처는 과감히 거래를 끊고 또한 직원들 또한 자연 감소되도록 했다. 그로써 현재, 신원산업공구마트의 경영 안정은 확립되었다.
③ 신사업에 도전
이호남 대표는 시류의 변화에 언제나 민감하다. 신원산업 경영 안정화 후 매출 다각화를 위해 대표는 공구상 외 신사업에 도전했다. 우리나라 상황만 본 것이 아니라 세계, 그 가운데에서 선진국의 사례들을 보고 도전한 것이다. 대표가 투자한, 세계적 이슈인 ESG항목에 포함될 신사업은 아직 큰 성과를 보진 못했다 하지만 대표는 때가 올 것을 기다리고 있다.

IMF시기 닥쳐왔던 큰 어려움을 겪어낸 신원산업공구마트 이호남 대표. 고난을 이겨내고 지금까지 사업을 번창시켜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마도 대표의 뚝심일 것이다. ‘믿음의 근원(信原)’이라는 사명처럼, 흔들리지 않는 뚝심으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것들이 신원산업에는 있다.
① 호남을 대표하는 규모
2006년 당시로선 파격적인 투자금(약 60~70억 원)을 들여 지은 1층 200평, 2층 200평의 대형 매장. 그 규모는 20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호남을 대표하는 대형 공구상으로 꼽힌다. 매장 규모뿐 아니라 판매액 역시 광주광역시를 포함한 호남지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 사업을 하며 언제나 10년, 20년 나아가 5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하는 이호남 대표의 비전은 매장 건축 당시 ‘망한다’ 했던 주변인들의 우려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
② 적절한 마진 폭리는 NO!
창업 이후 지금까지 변하지 않은 신원산업의 또 한 가지는 절대 폭리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 이호남 대표는 문형배 前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책 <호의에 대하여>에서 남긴 구절인 ‘내 주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나는 행복하지 않다’ ‘내가 재산을 형성하고 사업을 영위할 때, 내 행복이 남의 불행이면 나는 행복하지 않다’라는 두 문장이 곧 자신이 살아온 삶의 신조라고 말한다. 매장 건물의 외벽에도 큰 글자로 적어 둔 사훈 ‘신뢰와 정직한 기업’은 신원산업공구마트를 운영해 오며 지금껏 변하지 않은, 그리고 미래에도 결코 변하지 않을 대표의 사업 신념이다.
③ 직원 정년 60세
지금 신원산업공구마트 직원들 가운데 가장 나이 많은 직원은 63세다. 2008년 취재 당시 대표가 말했던 ‘직원 정년 60세 보장’이라는 나이를 세 살이나 넘겼다. 대표는 능력만 있다면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다 말한다. 나이 70이 돼도 일만 열심히 하고 건강하다면 무슨 문제겠냐는 말이다. 이호남 대표는 또한 ‘기업 최고의 고객은 직원이며, 오너가 직원에게 존경받아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표가 추구하는 ‘신뢰와 정직’은 매장을 찾는 고객뿐 아니라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④ 무엇보다 대표의 호방함
전남 해남이 고향인 이호남 대표의 올해 나이 예순아홉.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40대 초의 나이에 아무런 연고가 없던 목포 바닥에 신원산업을 차릴 때 대표는 그야말로 ‘짱돌’처럼 학연 지연 전혀 없는 공장들을 다니며 거래선을 뚫었다. 보는 앞에서 명함을 쓰레기통에 버리던 공장에 일주일 뒤에 또 가고 또 가면서. 2015년 무렵, 인근 대불공단 공장들 가운데 신원산업 거래처가 아닌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대표의 그런 호방함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다. 사회를 위한 이익의 환원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납품처인 한국폴리텍대학 목포캠퍼스 학장이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천마상(天馬像)을 세워달라’는 요청에 8500만원 가량 든다는 황동상을 망설임 없이 제작해 기부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지속적인 지역사회 기부 역시 진행 중이다.
대표는 자신을 ‘짱돌’에 비유한다. 저 산골 계곡 높은 곳에서부터 구르고 굴러 해변까지 내려온 짱돌. 아무리 세게 던져도 결코 깨지지 않는 짱돌처럼 신원산업공구마트는 20년 또 20년이 지나도 굳세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만 같다.

① 시류 변화에 대응하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시장이 주류가 되어가고 건설경기 하락, 제조업 침체, 인구 감소 등을 파악하여 각 지역 시장 범위를 헤아리고 과도한 확장은 주의하라.
② 장기재고 소진, 최소 구색만
가업승계가 불가능한 매장이라면 장기 재고 소진을 우선하고 최소한의 구색 물량만 갖추어 서서히 매장의 재고를 줄여가야 한다.
③ 온라인 판매 준비는 철저히
현재 온라인 상권은 자본가들이 장악한 상태다. 경쟁력이 없고 준비가 안 된 온라인 판매는 어려울 수 있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