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경기 화성 ㈜성환공구
경기도 화성에는 절삭공구를 중심으로 모든 제품을 취급하는 유명한 유통회사 성환공구가 있다. 3층 규모의 건물 중심으로 넓은 주차장과 창고를 가진 성환공구는 지역 내 손꼽히는 종합 공구상이다. 소매 손님과 공장 납품으로 배송차량이 쉴 새 없이 드나든다.
㈜성환공구는 경기도 화성 지역의 유명한 공구유통업체다. 경기도 수원과 화성지역의 다양한 제조업체들과 큰 규모로 거래를 한다. 절삭제품을 중심으로 고객이 원한다면 그 어떤 물건이라도 찾아서 제공한다. 찾아오는 소매 손님도 많은 이곳을 경영하는 사람은 김미경 대표. 그는 손님이 불편함을 말하지 않는 배송 시스템을 만들며 성환공구를 크게 성장시켰다.
“배송 문제를 해결하려고 전담 배송기사를 두기 시작했고, 반응이 좋아 차량을 5대까지 늘렸어요.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으로 배송 시간을 정해 운영해요. 지역별 담당제를 두어서 납품과 함께 AS, 반품 처리까지 한 번에 해결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물건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필요한 경우엔 추가 요청도 최대한 반영합니다. 배송은 단순히 물건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는 약속이죠.”
㈜성환공구는 현재 데스크 직원과 배송기사 등 총 12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하늘색 ‘레이’로 통일되어 있는 배송차량 5대는 경기도 화성과 수원의 거래처를 다니며 고객 만족을 만들고 있다. 성환공구의 또 다른 강점은 ‘개미군단’이라 불리는 다수의 소규모 거래처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소액 결제를 하는 거래처를 꾸준히 늘리며 매출 기반을 넓혔다.
“매출 비율로 보면 소매 손님이 가장 크게 차지하고요. 다수의 거래처들로 구성되어 있죠. 거래처 한 곳에 의존하면 결제 한 번만 늦어져도 회사가 휘청합니다. 하지만 작은 거래처가 많으면 리스크가 분산되죠. 소매 손님은 현금 회전율이 좋습니다. 거래처 수금률을 높이고 현금 회전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저희가 배송 신경 쓰는 이유도 거래처가 많기 때문입니다. 올해 창립 25주년이 되었는데 처음에는 15평 규모에 거래처도 많지 않았죠.”
지금의 성환공구는 경기도 화성에서 손 꼽히는 큰 규모의 공구상이다. 그러나 25년 전 초창기 모습은 작고 영세했다. 누구의 도움 없이 적은 돈으로 사업을 시작했기에 빈 박스를 진열해 가게에 물건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인건비 줄이려고 남편의 사업을 도우려고 함께 일하게 된 것이 김미경 대표가 공구유통업에 입문한 계기다.
“처음부터 공동대표로 남편과 함께 일을 했어요. 2000년 2월 14일 시작했네요. 창업 전에 남편이 절삭공구 유통사에서 직원으로 일을 했어요. 그래서 절삭공구 중심으로 시작했죠. 하지만 고객이 필요로 하는 건 가리지 않고 찾아서 제공했습니다. 거래처에 ‘없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저는 결혼 전에는 백화점에서 근무했죠. 당시 남보다 성실하게 일한 덕에 고위급의 눈에 띄어 비서로 근무하기도 하고 영업 특판 부서에서 활동하기도 했어요. 덕분에 창업 후 유통 관련 세금, 행정업무를 수월하게 할 수 있었죠. 뭐든지 경험은 도움이 됩니다.”
2010년 성환공구 김미경 대표에게 예고 없는 시련이 찾아왔다. 인생과 사업의 동반자였던 남편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창업 10년만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부고는 김 대표의 삶과 사업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나 홀로 경영을 맡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큰 힘이 된 것은 딸과 아들이었다. 창업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두 아이들은 10년 지나니 성장하여 성환공구에 입사해 일을 돕게 된다.
“슬퍼할 겨를도 없었어요. 직원들, 거래처, 고객이 그대로 남아 있었죠. 하루라도 문을 닫으면 그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냥 가게로 나왔습니다. 주저앉을 수 없었죠. 직원과 고객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요. 슬픔은 잠시 뒤로 미루고 우선 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딸과 아들도 회사 일을 도우면서 큰 힘을 얻었어요. 그리고 그때는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거든요. 오직 일만 했죠. 일요일에도 일하면서 신규 고객도 더 늘리고 매출도 성장시켰어요. 50세 되기 전에 건물 이전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했습니다.”
㈜성환공구는 2000년 15평 규모의 매장에서 2009년 30평 규모로 확장했다. 이후 일요일도 쉬지 않고 일한 덕에 30평 매장이 45평, 60평 규모로 점차 성장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가게 앞 도로가 확장되면서 가게가 사용 할 수 있는 주차장 면적이 줄어들게 된다. 방문 손님과 제품 배송 차량이 많은 성환공구에게는 큰 위기였다. 그러나 좋은 위치에 자리한 땅을 구매해 건물을 지어 올리면서 위기를 극복한다.
“2015년 지금의 위치로 3층 건물을 완공해 확장 이전합니다. 그런데 오래동안 노력한 큰 목표를 이루니 슬럼프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방송통신대에서 경영학 공부를 시작했죠. 배운 걸 회의와 시스템에 적용했고 지금도 각종 CEO 모임과 포럼을 통해 계속 배우고 있어요. ‘리더의 크기가 회사의 크기’라는 말을 우연히 들었는데 그것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성장해야 회사도 성장하죠. 살다보면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냥 있으면 아무것도 안됩니다. 어떻게든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내기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노력해야 해요. CEO가 발전을 계속해야 회사가 계속 성장합니다.”
김미경 대표는 회사의 성장은 대표 혼자만의 성취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가 오래간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성과급 시스템을 도입해서 직원이 열심히 일 할 수 있도록 만들고 동시에 토·일 휴무를 도입했다. 쉬는 날이 있어야 삶의 질이 올라가고 그것이 다시 일의 효율로 이어진다고. 사내 복지뿐 아니라 지역사회 기여에도 관심이 크다. 복지기관, 아동센터,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기부를 이어왔다. 이런 사회 기부 활동도 결국 성환공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회사의 성과에 따른 보상 시스템이 직원을 오래 일하게 만드는 것이죠. 매출을 만드는 것은 직원입니다. 그리고 나와 직원들이 지역 사회에서 큰 매출을 거두고 있습니다. 그만큼 지역사회에 환원도 필요합니다. 또 그것이 직원들의 자부심이 되고요. 저는 성환공구를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회사가 직원들에게 잘해 주어야 좋은 직원들이 만족하고 회사에 오래 일하면서 회사가 성장하는 법이죠. 성환공구의 A급 직원들과 함께 일 하기 위해 저도 계속해서 성장해야 할 것이고요. 직원 한 명 한 명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가족을 부양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보는 일이 저의 가장 큰 보람입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