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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트렌드] 3. 이색 품목 확대



과거에는 공구면 공구, 철물이면 철물 등 가게의 모습은 정형화 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현재 많은 공구상은 저마다 자신의 환경에 맞춰 품목을 늘려나간다. 특히 농촌지역의 공구상은 세제나 가루비누까지 이색적인 품목도 취급하는 만물상화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구상에서 면도기도 팔아

대상만물 차상문 대표
 

공구지식으로 시작한 사업

대상만물의 차상문 대표는 1987년부터 공구유통업계에 일을 한 베테랑 공구인이다. 그는 과거 대구 교동시장에 위치한 미진만물이라는 업체에서 오래 일을 했다. 그곳은 공구도 취급하면서 다양한 이색품목을 취급하는 업체였다.
-공구와 품목에 관련된 지식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하셨다고요?
“미진만물에서 몇 년을 일하다가 내 가게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금이 없어서 빈몸으로 시작하다시피 했죠. 재고나 한 평 가게 없이 시작했지만 공구에 관련된 지식은 있었어요. 오토바이 한 대 사서 이 가게 왔다 저 가게 가며 일을 했죠. 도매를 하더라도 가게마다 장단점이 다르잖아요. 서로 거래를 못하는 품목은 제가 중간역할도 하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며 돈을 모았죠.”
-처음부터 도매를 위주로 사업을 하셨겠네요.
“네. 지금은 저희 가게도 소매를 하지만 일부분이고요. 도매비중이 높습니다. 처음부터 도매를 했죠. 가게 매장을 내는 것보다 창고에 물건을 쌓아두고 공구상, 만물상을 오고가며 장사를 했어요. 문구점에도 납품을 하고 그랬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하이숍’과 거래

고속도로 휴게소에 가면 ‘하이숍’이라 불리는 잡화점이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주차 구역을 불법 점유하고 있던 노점상들을 철거하는 대신 이들의 생계보장을 위해 한국도로공사와 휴게소 운영자 측이 제공한 잡화매장이다. 대상만물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위치한 이런 하이숍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다. 경상남북도와 전라도 일부 지방의 고속도로 휴게소 수십 곳에 각종 제품을 납품한다. 
-휴게소 하이숍이 노점상이었던 때부터 납품을 하셨다고요?
“고속도로 휴게소의 하이숍에 기본적인 수공구와 함께 각종 물품을 판매하죠. 과거에는 합법적으로 가게를 입점해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트럭에 물건을 싣고 팔아서 휴게소관계자랑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제가 고속도로 휴게소의 잡화점과 거래를 틀었을 때는 네비게이션도 없었을 때였죠. 고속도로를 이용하다가 눈에 보이더라고요. 여기서도 내가 각종 공구와 물품을 판매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휴게소 하이숍에 단골손님도 있습니까?
“직업으로 인해 고속도로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화물차 기사 같은 분들이요. 이런 분들은 휴게소에서 먹고 자고 씻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이정도니 특정 휴게소 하이숍을 단골로 정해 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이숍 주인하고 유대관계가 좋은 분들이죠. 그곳에서는 공구 외에도 다른 찾는 물건들이 많아요.”
-어떤 품목이 주로 나가나요? 
“전반적으로 계절상품이 많아요. 겨울철에는 자동차 체인이나 성애제거기가 잘 나가고요. 여름에는 아무래도 모자나 선글라스가 많이 팔리죠. 후레쉬나 멀티툴 같이 늘 꾸준하게 팔리는 제품도 있어요. 휴대용 미니 전기면도기나 벌목도, 야전삽도 잘 팔리고요. 수공구와 더불어 온갖 물품이 다 판매되는 것 같습니다.”     

 
인기 상품 발굴이 관건

일반적인 수공구 같은 경우 재고는 또 하나의 자산이다. 환기만 잘 시켜주면 공구는 썩을 염려가 없기에 두고두고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순수 수공구가 아닌 품목은 유행을 타거나 팔리지 않으면 악성 재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구보다 다른 제품 판매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면 상품 발굴에 신중해야겠습니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 제품은 잘 팔리겠다는 감이 오는 경우가 있어요. 드라마나 홈쇼핑에 나왔던 이색적인 제품은 잘 팔리거든요. 또 휴게소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군이 있어요. 셀카봉 같은 것도 큰 유행이었죠. 히트상품을 잘 찾아야 합니다. 재밌는 것은 같은 제품이라도 국산이냐 일제냐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져요. 그리고 중국도 이제는 품질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 고려해 팔리는 제품을 밀고 안팔리는 제품은 서둘러 회수해 환불해야 해요. 늦게 회수를 하면 반품도 어렵고요. 공구와 달리 유행이 지나면 제품 가치도 떨어지고요.”
-시장반응이 좋은 제품은 밀고 인기 없는 제품은 빼는 것이 기술 같습니다. 
“제조사의 입장에서도 인기 없는 제품을 계속 제작하면 손해입니다. 제조사도 자신들이 제작하는 제품의 인기가 어떤지 알아야 하요. 판매가 전혀 안되는 품목을 저희가 매입할 이유는 없죠. 농어촌 지역에 있는 공구상은 만물상처럼 품목이 엄청나게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만물상이 된 것에는 이유가 있어요. 지역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확보하다보니 공구상이 만물상화 되는 거예요. 저도 고속도로 하이숍이 원하는 물건을 찾아서 납품하다보니 만물상이 되었습니다.”
대상만물이 취급하는 제품품목을 보면 대상만물은 공구상과 만물상의 중간 형태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은 이곳만의 현상이 아니다. 도심과 동 떨어진 지방이나 농어촌의 공구상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는 세제와 가루비누는 물론 벽돌이나 건자재까지 품목을 다각화한 공구상이 살아남을 것이다. 
 


이색 품목 베스트 5


공구상은 장사꾼이다. 공구는 물론 생필품도 고객이 원하면 판매를 한다. 건설현장에는 담배와 커피, 뜨거운 물과 종이컵이 필수품이다. 그래서 어떤 공구상은 시간에 맞춰 뜨거운 물과 종이컵, 그리고 커피를 중요 거래처에 제공하고 여름에는 꽁꽁 얼린 얼음물을 판매하기도 한다. 공구상의 취급품목은 더욱 진화할 것이다.

1. 안전/보안용품
-장갑과 안전화 같은 안전용품은 이제 많은 공구상이 취급하는 품목이다. 여기에 각종 보안용품을 취급하는 공구상도 늘어나고 있다. 음주측정기, 방범센서, 전자호루라기도 공구상이 새롭게 접하기 좋은 제품이다.
 
2. 생활/소방용품
-화재가 났을 때를 대비한 소방용품도 공구상이 접하기 좋은 품목이다. 소화기를 비롯한 소방용품과 각종 청소도구와 같은 생활용품은 공구상의 품목을 늘리는데 좋다.
 
3. 레저용품
-무전기나 하네스는 산업용으로도 많이 찾는 레져용품이다. 멀티툴이나 카라비너 같은 품목도산업현장에 요긴하게 쓰이는 경우가 많다. 손난로나, 아이젠, 미니 의자도 공구상이 판매하기 좋다.  
 
4. 차량용품
-각종 차량용품은 좋은 수요가 예상되는 품목이다. 차량용 냉온장고, 차량용 시트 등 자동차용 안전, 편의용품도 찾는 사람이 많다. 방문하는 손님에게 권하기 좋다. 
 
5. 건강음료/비타민
-한 여름에는 식염포도당이 잘 팔린다. 커피가 아닌 건강음료, 비타민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시력을 보호하는 용접 보안경 옆에 눈에 좋은 영양제를 놓아두자. 의외로 판매가 될 것이다. 



공구상이야 만물상이야?  


안동 성광건재철물


성광건재철물은 공구는 물론, 각종 건축자재와 철물도 취급하는 공구상이다. 품목을 엄청나게 확대하여 지역의 대표적인 업체로 손꼽힌다.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 공구상이 이런 것까지 하는가 싶을 정도로 취급하는 품목이 정말 다양하더군요. 개집, 개사료 등 애완용품까지 취급을 하더라고요. 그것을 보고 저희도 그만큼 품목을 늘리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품목이 늘어나니 방문하는 고객도 늘어나고 한 번에 주문 가능한 편리한 점이 큰 장점으로 남습니다. 제가 사업을 하는 안동 풍계리는 발전소와 대기업 공장이 있습니다. 동시에 농사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래서 각종 농기계와 공구 건설자재까지 품목을 다각화 했고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