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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이슈] 국내 최초 첨단공구산업 거점 육성된다
고부가가치 절삭공구 제조기술 확보 노력
최근 제조업 환경은 부품의 경량화와 고강도화 추세로 가공이 어려운 난삭 신소재 부품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나 이를 가공하기 위한 고부가가치 첨단공구 제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공구산업의 글로벌 시장경쟁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기존 공구산업은 정부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업계의 자생적 노력으로 현재 선진국 대비 약 87%의 기술수준을 확보해 범용 절삭공구의 제조기술은 확보하고 있으나 독일, 일본 등이 보유한 고부가가치 첨단절삭공구 제조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국내 공구산업은 소재합성기술, 형상설계기술, 정밀가공기술, 코팅기술 등 원천기술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완화하고 중국의 양적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국가차원의 기술개발과 산업육성거점 육성을 목표로 지난 2012년 10월 연구기획으로 시작했으며, 지난해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대상 사업으로 선정, 올 8월말 최종 확정됐다.
수출 경쟁력 강화, 공구수요 증가 기대
201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른 국내 공구 제조사는 500여 업체가 분포해 있으며, 지역별로는 경인지역 276곳(55.2%), 서울 66곳(13.2%), 대구·경북 65곳(13.0%)순이다. 이 중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에 따른 절삭공구 생산액은 전체 공구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절삭공구 시장은 대구텍을 비롯해 한국야금, 한국 OSG, YG-1, 한국샌드빅코로만트사업부, 한국발터, 쌍용머티리얼, 신생공업 등 첨단공구 소재 및 제조분야에서 기술혁신역량을 보유한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국내에 첨단공구분야 기술경쟁력을 갖춘 역량 있는 공구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세계시장 진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국내 첨단공구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첨단공구산업 기술고도화 사업은 전국 유일의 첨단공구산업 육성거점 사업으로 선도 기업 10곳을 육성하고 1,3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게 된다. 또한 업계는 초정밀, 초경량 난삭재 부품의 제조, 가공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 신성장 동력산업(로봇, 첨단의료산업, 에너지, 지능형 자동차)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고부가가치 첨단공구 개발과 글로벌 시장개척을 통해 공구산업의 경쟁력 향상과 지역 공구수요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첨단공구 기술지원센터, 공구인에게 병원과 같은 곳”
대구기계부품연구원 첨단공구사업단 정윤철 사업단장 인터뷰
첨단공구산업 기술고도화 사업에서 가장 중점이 되는 부분은?
사업은 크게 거점센터 설립, 장비 구축, 연구개발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첨단공구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각 공정별로 필요한 고가의 장비를 구축해 연구개발, 공구설계·해석, 소재합성·제조, 코팅, 신뢰성평가, 툴링, 시제품제작 등을 지원한다. 최근 각종 환경규제의 강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주력산업과 신성장동력산업에서 난삭 신소재의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는 기존 절삭공구의 성능과 품질을 점진적으로 높여, 경도와 강도가 큰 난삭재의 가공시간 단축, 가공품의 정밀도 및 표면거칠기 등을 향상시켜 품질과 성능을 높이고 가공 후 연마 등의 후속 공정을 생략 또는 최소화시켜 제조공정의 QCD(Quality: 품질, Cost: 원가, Delivery: 납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첨단절삭공구를 개발한다.
왜 절삭공구인가?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절삭공구의 생산액은 전체 공구 생산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사업도 가장 큰 절삭공구부터 시작해서, 앞으로의 시장상황에 맞게 시급한 과제들을 점차 확대해 해결해나가고자 한다. 지금까지는 절삭가공 시장에서 공구가 굉장히 중요한데도 그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정부의 지원사업에서도 거의 제외돼 있었다.
사업이 제조업 중심이라 유통상에서는 열외가 된다는 지적이다. 공구 유통상에는 어떤 도움이 될 거라 보는지?
이 사업은 R&D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구의 형상설계 지원, 해외제품의 벤치마킹 및 시제품제작 지원, 국내외 공구의 신뢰성 비교평가 지원, 툴링 관련 DB구축, 기술·시장동향 정보수집 및 제공,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지원 등 공구 관련 기업을 종합적이고 원스톱으로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 공구제품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신뢰성 확보를 위해 공구 규격 및 성능평가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일본에는 공구조합에서 만든 평가기준규격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기업마다 제각각이다. 공구 유통기업에서도 예를 들어 제조사별 공구의 신뢰성 비교 및 툴링, 해외제품의 벤치마킹, 기술 및 시장 동향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므로 활용할 부분이 많다.
유통상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고유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면 그 브랜드의 성능과 내구성 향상을 위한 R&D라던가, 국내외 여러 제조사의 우수한 공구에 대한 정보 활용으로 성능이 더욱 우수한 공구를 개발한다던가, 공구공급·수요기업으로 구성되는 네트워킹에 참여하는 등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첨단공구 기술지원센터는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발굴해 공구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공구 관련 기업들의 작은 애로사항도 해결할 수 있는 공구업계의 병원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
공구업계의 강점과 약점은?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부지런함과 강한 성취욕 및 서비스정신이 우리나라 공구업계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신속한 납기와 공구수요기업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능력이 강점이다. 반면 공구제조에는 소재, 공구형상설계·제조 및 코팅(표면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공구형상설계·제조의 기술수준은 상당히 높지만 공구용 소재와 코팅에 대한 원천기술이 미흡하므로 고성능 첨단공구의 개발·응용과 내구성이 다소 낮다. 또한 각종 피삭재에 대한 툴링 정보와 내구성 자료가 미흡해 공구수요업계에서 최적의 가공조건을 도출하기 어렵다. 이에 공구 변경을 꺼려하는 점, 공구업계 간 치열한 경쟁 등도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공구업계만이 지닌 강점을 더욱 살리고, 취약한 기술을 보완하고, 업계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상생을 도모한다면 우리나라의 공구산업은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공구업계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공구는 부품제조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소모성 제품이다. 신소재의 출현에 따라 반드시 새로운 공구개발이 필요하고, 공구의 성능과 내구성이 공구수요기업 생산제품의 QCD를 좌우하므로 끊임없이 고성능 공구개발이 요구된다. 신흥국의 급속한 산업발전과 제조업의 재조명에 의한 공구의 수요증가 등 공구산업의 전망은 밝다.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공구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산과 수출이 꾸준히 증가했고, 그 성장률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훨씬 상회하는 저력을 보였다. 다만, 내년의 세계 경제성장률은 2%대이고,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2.8~3.2% 정도로 당분간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공구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신흥국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각국 공구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고부가가치의 첨단공구는 일부 선진국 기업들의 독점이 가속화 되고, 중저가의 범용공구 시장은 중국이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 가는 등 시장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우리나라의 공구산업이 지속성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 공구업계의 강점인 단납기와 세계적 가공기술에 더불어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공구의 제조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
사업 추진에 우려되거나 아쉬운 점은?
공구는 수공구, 전동공구, 측정공구, 치공구, 절삭공구 등 종류도 다양하고 전국에 관련 기업의 수도 매우 많다. 한정된 예산으로 모든 기업들이 요구하는 과제를 전부 추진할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 이번 사업의 R&D에서는 우리나라의 주력산업 및 신성장동력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급히 요구되거나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공구기술을 주로 개발한다. 기술개발 과제에 참여하지 못했거나, 사업에 해당되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연구개발 외 신뢰성평가 지원, 공구의 형상설계 지원, 시제품제작 지원, 툴링 관련 DB, 산·학·연 네트워킹 등의 다양한 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 기술개발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기업이라도 정부의 다양한 지원 사업을 활용해 지원할 예정이고, 절삭공구 이외의 공구에 대해서도 관심 있는 기술이나 어려운 점을 알려준다면 지원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기계부품연구원(www.dmi.re.kr)
글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