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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공구거리에서 물었습니다 “요즘 경기 어때요?”
고물가, 고환율, 원자재 가격 상승 그에 따른 건설업체 불황과 고용 한파. 우리나라의 경기 침체는 점점 더 짙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공구업계 상황은 어떨까? 전국 공구상 대표와 직원들 그리고 제조사 대표에게 요즘 경기에 대해 물었다.
요즘 경기가 많이 어렵습니다. 올해 전반기만 봐도 작년에 비해 매출이 안 좋아요. 정치권이 좀 시끄러웠던 탓에 관공서 발주량이 줄었어요. 몇 조원 추경안이 발표됐는데도 토목, 건설 하시는 분들 말을 들어보면 작년 12월 이후 정부 발주 건설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합니다. 공구가 건설과 연관성이 크잖아요. 경기도 안 좋고 건설도 발주가 줄었으니 힘들죠.
- 서울 송파 ㈜삼구툴링 김선남 대표
작년부터 본격화된 테무,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 탓에 매출 20~30% 감소했어요. 시중에 현금이 돌지 않습니다. 거기다 관세전쟁으로 미국향이 막힌 중국 제품이 국내로 대거 수입될 가능성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희는 제품개발에 적극 투자해 호황기에 과실을 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위기를 버티면 좋은 날이 오니 모두들 어렵더라도 잘 버티시기 바랍니다.
- 신성툴스 김호덕 대표
납품과 지방 도매를 하고 있는데 매출 30~40%는 떨어졌어요. 계절상품 판매도 저조합니다. 코로나 위기와 정치적인 요인이 크죠. 예전에는 지방에 관급 공사가 많았는데 크게 줄었고요. 전국 나까마 업자들이 요즘 없어진 영향도 있어요. 무엇보다 건설 경기가 살아야 하거든요. 다음 정권에서는 꼭 경제 살리기에 힘써줬으면 합니다.
- 서울 구로 ㈜중앙테크 주기윤 이사
쉬는 날 없이 일하다 보니 손님들이 방문해 주셔요. 손님들 보고 열심히 하는데 최근에는 돈이 잘 안 도는 것 같아요. 그만큼 경기가 어려운 거겠죠. 그래도 저는 어려울수록 더 열심히 하자는 생각입니다. 천안 아산은 아직 공사 현장이 있어 놓치지 않으려 하고 온라인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려울 때일수록 마케팅을 더 해야겠죠.
- 충남 아산 ㈜삼천리종합상사 이병헌 대표
다들 힘들다고 하죠. 그래도 저희는 현상 유지를 하고 있어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도 매출이 꾸준한 이유는 단골 고객 덕분인 것 같습니다. 매장 위치도 상가 입구 쪽이라 접근이 쉽기도 하고요. 특히 현장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소매 판매를 하고 있는데 고객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현상 유지만 하기보단 앞으로는 좋아졌으면 하죠.
- 서울 구로 한독종합공구 최재욱 대표
요즘 매출이 좀 늘었는데 오히려 거기서 경기 불황을 느껴요. 식당이나 카페 같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이 망한 자리에 새 업체가 들어오면서 인테리어용 제품들이 많이 팔리거든요. 요즘 망하고 새로 들어오는 회전율이 빠른 것 같아요. 그걸 보면서 또 미래에 대한 걱정도 되고요. 주변이 다 불황인데 저희 매장도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어요?
- 울산 철물이야기 한승봉 대표
경기가 나쁘면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잖아요. 공구상도 똑같은 것 같아요. 40만 원짜리 사다리를 누가 사갈까 했는데 지금 없어서 못 팔아요. 경기가 나빠도 되는 집은 된다고 하잖아요. 인테리어 업체도 잘하는 집은 요즘도 스케줄이 꽉 차 있대요. 그렇게 제대로 일하는 분들은 고가라도 기능성 좋은 제품을 구입하고. 대충 하는 업체들은 일이 없으니 문을 닫고. 그러면 일반적인 공구 판매는 줄어들고. 양극화 현상이죠.
- 경북 포항 소소한철물점 김민수 대표
24년 말부터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우리도 공구를 사서 판매하는 건데 공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거든요. 고환율에 따라 공구 가격이 오르고 또 건설 공사가 많이 줄었습니다. 경기불황이 확 느껴지는 게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공구도 저렴한 제품 위주로 팔리거든요. 또 요즘은 관공서 주문이 진짜 많이 줄었어요. 경기가 빨리 풀리기를 바랄 뿐입니다.
- 서울 청계천 오즈툴 한수민 대표
저희 매장은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요. 매장 위치가 호남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순천 아랫장 바로 옆이다 보니까 장보러 온 사람들이 많이 들르거든요. 또 최근 시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사람들에게 나눠줬는데 그걸 쓰려고도 많이들 저희 매장을 찾고요. 그리고 저희 매장 찾는 분들 가운데 농사짓는 분들이 많은데 농사 쪽은 아직까지는 경기 영향을 덜 받은 것 같아요.
- 전남 순천 형제공구백화점 정태인 실장
저희 온라인 매장 매출은 2년 전에 비해 반의 반토막 났습니다. 계속된 불황에 제조업체 가운데서도 도매나 유통업체를 건너뛰고 직접 온라인판매를 시작한 업체들이 많거든요. 그러면 저희 같은 소매상은 못 버티죠. 또 유튜브 보면 철거업체 인테리어 업체에서 강의료 받고 가르치는 곳들이 많아요. 돈 벌 수 있으면 누가 알려주겠습니까. 안 되니까 자기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그러는 거죠.
- 서울 마포구 성원기업 윤주성 대리
저희는 건설 현장, 제조 공장에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근 20년 간 경영 상황이 계속 안 좋았는데 코로나 시기부터는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어요. 50%는 줄어든 것 같습니다. 지금 은행 대출을 알아보고 있어요. 러-우 전쟁,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어려운 데다가 물가 인상으로 공구 단가도 올랐잖아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당선되더라도 큰 기대 안 해요.
- 서울 구로 동경공구 반지환 대표
지금 전국적으로 다 힘든 것 같아요. 다시 좋은 날이 올 걸 기대하고 버텨야죠. 금리는 지금도 높은데 순차적으로 내려갈 거라고 봐요. 경기가 많이 어려우니까요. 무엇보다 정치가 안정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비해 손님들 씀씀이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요. 그래도 미래는 희망적이지 않을까요? 버티면서 경기가 풀릴 때를 대비해 준비를 해야겠죠.
- 전북 군산 극동종합상사 고승호 대표
내수 부진 수출 둔화 건설업 약세로 힘든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올해 과거를 보완하고, 새 것을 받아들이는 ‘온고지신’의 자세로 위기를 돌파하려고 해요. 기존 내수시장의 체계를 다잡고 유럽 및 남미의 산업안전복, 해상용 수출시장에 더 신경을 쓸 계획입니다. 요즘처럼 힘든 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당신이 있어 저도 버팁니다. 우리 함께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 이 위기를 이겨냅시다.
- ㈜세일 최문철 대표
4월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5월 들어서면서 매출이 확 줄었어요. 긴 연휴 탓도 있겠지만 요즘 높은 관세와 고환율 그리고 시끌시끌한 대선 준비까지 복합적인 것 같아요. 저희 거래처는 70~80%가 주변 공장들인데 다들 조용해요. 근처 식당 운영하시는 분들 얘기 들어봐도 밥 먹는 사람 수가 많이 줄었대요. 그것만 봐도 경기 안 좋은 게 확 느껴지죠.
- 경남 창녕 광명종합상사 주승우 대표
요즘 경기는 조선과 건설 쪽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 입니다. 저희 역시 이런 때일수록 기술력에 집중하고, 현장 맞춤형 제품을 꾸준히 개선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조선·건설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용접기를 개발·공급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전문 공급기업’으로서 ‘로봇레이저용접자동화설비’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겠습니다. 기회는 결국 ‘기본기’와 ‘현장 이해도’에서 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새 정부에는 중소기업 숨통을 틔워줄 현실적인 정책과 규제 완화를 기대합니다.
- ㈜월드웰 선학규 대표
새로운 대통령은 우선 경기 부양 정책을 좀 펼쳐줬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경기가 안 좋은 건 모두 아니까요. 우선적으로 펼치셔야 할 정책은 아무래도 경제 아닐까요? 그렇게 경기 부양 정책으로 공구인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체감 경기가 좀 나아졌으면 합니다.
- 서울 송파 ㈜삼구툴링 김선남 대표
진짜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허황된 돈만 뿌리기보다 제대로 된 경기 부양정책이 필요합니다. 요즘 자영업자 폐업률이 얼마나 높습니까. 건설 토목회사 부도는 또 어떻고요. 제대로 된 정책으로 우리나라 경기 다시 끌어올려 주시길 바랍니다.
- 경남 창녕 광명종합상사 주승우 대표
국내 정치불안과 美관세정책, 미중 패권싸움, 세계 곳곳 전쟁까지 경기전망이 어렵습니다. 새 대통령께서는 갑론을박을 멈추고 ‘협치’를 부탁드립니다. 저희같은 중소기업이 힘든 경제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일할 맛 나는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주세요. 어려울수록 ‘정도’를 걸어야 합니다. 원가절감, 인력감축 등은 일시적 효과일 뿐 오히려 마이너스라 생각합니다. 무리해 원가 절감 시 제품의 수명감소, 불량률 증가 등 안 좋은 일들이 부메랑처럼 닥칠 테니까요.
- ㈜대광 김지수 대표
직원들 권리 당연히 중요하죠. 하지만 회사나 업체가 있어야 직원들을 고용하는 거 아니겠어요? 너무 직원들을 위한 정책에만 치우치지 말고 업체 대표들을 위한 정책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특히나 최저임금. 적당히 높아야 저희도 직원 월급을 줄 수 있지 너무 높으면 아예 고용을 못 해요.
- 울산 철물이야기 한승봉 대표
대통령께 국가 기반산업에 신경을 써 달라고 하고 싶어요. 기업이 할 일, 나라가 해야 할 일이 따로 있잖아요. AI 등 미래가치형 투자는 국가 차원에서 해야 하는데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정치인들이 문제예요. IMF 때는 오히려 장사가 잘 됐는데 작년엔 매출 30%가 줄었고요. 근로조건도 그래요. 작은 회사에서 어떻게 대기업처럼 맞춰줍니까. 이젠 사장하기 너무 어렵죠.
- 서울 구로 ㈜예일종합공구 최영돈 대표
최근 정치권에서 주 4일 근무를 정책을 말하더라고요. 4일 근무라도 고정비는 다 나가는 건데 직원 수만 줄어들게 되죠. 근무일 줄어도 월급 깎을 수는 없잖아요. 그러면 인건비 상승입니다. 단순히 표만 얻으려 경제가 어려워지는 정책을 펼쳐서는 안 됩니다. 장사하는 사람 입장도 생각해 주셔야죠. 식당 같은 경우 어떻게 주 4일을 합니까. 상생하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 충남 아산 ㈜삼천리종합상사 이병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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