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SPECIAL

산불진압 소방헬기 알아두기

 

산불진압 소방헬기 알아두기

 

얼마 전 있었던 경상지역 초대형 산불로 인명과 재산을 잃은 분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한다. 산불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산불은 계속되고 있는데, 보유하고 있는 장비 특히 헬기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이번 글에서는 산불 진화용 각종 장비 중 헬기에 관하여 다루어 본다.

 

 

대한민국 소방헬기의 역사


우리나라에서 소방헬기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며 특히 1996년 강원도 산불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중 진화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으며, 초기에 운영되던 헬기는 주로 육군에서 임차하거나 산림청 헬기를 협조 받는 형태였다.
2001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 2005년 양양 산불, 2007년 태안 유류 유출 사고 등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전문 소방항공대 창설과 전용 소방핼기 도입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는 각 광역 지자체 및 중앙 119구조본부가 자체 항공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헬기 기종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국산 헬기인 수리온 소방형까지 전개되어 점차 독립성과 효율성이 강화되고 있는 중이다.
또한 기체의 대형화와 함께 탑승인원 증가, 화재 대응 다기능화, 헬기 정비 인프라 확충 등 운영 측면서서도 고도화된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무인 소방드론과 연계한 공군화재 대응 체계도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동축반전 헬리콥터의 사용이유


소방용 헬기의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소방수(물)를 헬기에 담는 기능과 산불현장에 투하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중정지비행(일명 호버링 Hovering)기술이 필요하다. 즉 공중에서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게 하는 기능으로 헬기의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이다. 
정지비행의 기술은 소방수(물)를 헬기에 담는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만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즉 소방수를 헬기에 담는 무게만큼 그 반작용으로 헬기의 중량이 무거워지며, 무거워진 만큼 추락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 그리고 숙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헬기조종기술은 날개가 회전하지 않고 고정된, 고정익 항공기에 비하여 더 어렵다고 한다.

 

 

동축반전식 로터란?


헬기는 메인로터(Main Rotor)에 의하여 추력과 양력을 발생하며 상승, 하강, 방향전환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메인로터의 회전에 반작용으로 본체(일명 동체)는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려는 성질을 갖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꼬리부분에 작은 날개(Tail Rotor)를 달아서 그 회전력을 상쇄시켜서 안정적인 비행을 할 수 있었다.

 


이러한 테일로터의 구조적 단점인 동력손실과 고장시 동체의 회전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고안한 것이 동축 반전식이다. 동축 반전식 로터는 아래쪽 로터의 축을 속을 비운 파이프 형대로 만들고 그 안으로 위쪽 로터의 축이 통과하도록 만든 다음 두 로터를 기어 등을 이용하여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리는 형태이다.

 


동축반전 헬기 선호 이유


동축 반전 로터의 최대 장점은 엔진 출력의 대부분을 양력에 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테일로터 방식에 비해서 조금이나마 효율이 좋다.
그리고 낮은 사고율이다. 헬리콥터가 개발된 초기에는 대부분 머리 높이에 있고 빠르게 회전하여 잘 보이지도 않는 테일로터에 사람이 부딪혀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테일로터를 지상에서 높게 설계하거나, 근처에 수평꼬리날개를 둬서 사람이 접근을 못하게 하는 등의 다양한 방지대책이 나왔지만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동축반전 로터는 이러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안전하다.

 

 

글을 마무리하며


동축반전로터 역시 만능 기술이 아닌 나름 장단점이 존재하는 기술이다. 특히 개발이 까다로우면서도 생각만큼 효율적이지 않아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오늘날 거의 모든 헬리콥터 제작 업체들은 동축반전로터보다 보통의 테일로터 방식을 선호한다. 동축반전 헬리콥터의 대명사로 불리는 러시아의 카모프사(社) 역시 2000년대 들어서는 테일로터 방식 헬기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소방헬기에는 오히려 동축반전 헬기가 더 좋다. 기류가 좋지 않은 화재 현장 또는 가혹한 환경에서의 안정성 면에서 테일로터 헬기보다 뛰어나고 토크도 높으며 높은 전고라는 단점은 격납고의 크기를 키우는 걸로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소방용 동축반전헬기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바라며, 헬리콥터를 조종하는 조종사분들과 각종 공구를 활용해 정비하는 정비사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_ 민상홍(경북항공고등학교 항공정비부 교사, 경량항공조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