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파워 올려 세계시장 확대하겠다”
계양전기(주) 김승노 신임 대표이사
한국 전동공구의 자부심 계양전기에 대우전자 상무와 대우일렉서비스 대표를 지낸 김승노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계양전기가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과 브랜드 파워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이를 실현할 인물로 김승노 대표가 물망에 오른 것. 김승노 대표는 업무시작과 동시에 대리점 신년간담회를 가지며 판매현장을 살폈다. 간담회 소감에 대해 그는 “공구가 일반상품화 되어가는 추세를 발견했다. 따라서 품질을 기반으로 하는 가격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브랜드 가치와 마케팅 능력이 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짚었다. 계양전기 김승노 신임 대표이사를 만나 앞으로의 과제와 36년 전동공구 명가 계양에 대한 진단을 들어봤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가장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터뷰에 들며 ‘오래도록 탄탄했던 기업에 변화를 준다는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김 대표이사는 ‘긴 시간 쌓아온 기술력과 소통 프로세스가 있기 때문에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본다’며 긍정 마인드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보는 방향을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도 바뀐다. 이제까지 이러했는데 당장 어떻게 되겠느냐는 시각과 지금까지 이러했으니 이제는 이것만 바뀌면 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크게 달라진다. 실무에 들어간 지 두 달 여만에 직원들로부터 ‘강한 줄 알았는데 부드럽다’ , ‘부드러울 줄 알았는데 강하고 예리하다’는 양단의 평가를 받고 있는 김승노 대표. 그와의 인터뷰 전문을 정리했다.
먼저 취임소감부터 듣고 싶습니다.
“36년간 한우물만 파온 계양전기라는 회사에 오게 된 건 제 개인적으로 큰 영광 같습니다. 와서 살펴보니 그간 기술력 배양, 제품개발 노하우 등이 탄탄하게 쌓아져 왔음을 알게 됐습니다. 저 역시 여기 와서 ‘초심(初心)’을 배웁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가장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둔 회사라서 무척 자랑스럽고 또 영광입니다.”
계양으로 최종행보를 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그간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뤄져 밖에서 보던 것보다 모든 시스템이 수준급이고요, 경영도 안정돼 있습니다. 기술적 인프라에선 제가 무척 놀랐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의사결정 구조가 원활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잘 짜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만한 내적 파워를 지닌 회사라면 그동안의 제 경험을 녹여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직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동공구 시장에서 계양과 해외 유명 브랜드를 비교하자면 어떤 차이점을 발견하셨는지요?
“B사의 경우 워낙 범세계적인 브랜드인데다 자동차, 가전, 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이 나오다보니 시장 노출이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로고라든지 브랜드가 눈에 잘 띈다 말이죠. 하지만 계양은 한 분야 제품인데다 기술력 중심의 회사라서 그런 부분에 약했습니다. 시장이 구매자와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었으니 마케팅 전략도 바뀌어야 합니다. 앞으로 지면광고, 옥외 광고, 화면 노출 등 좀 더 시각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보강되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국내 전동공구 시장은 약 3천억 원대로 추산된다. 기존에는 대부분 전기로 작동하는 유선공구 시장이었지만, 배터리 기술의 발달과 함께 무선공구 시장도 급성장하여 현재는 전동공구 시장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특히 18V 충전공구가 이중 절반을 차지 할 정도로 중요한 시장이다. 올해 초 각 브랜드에서 4.0Ah 고용량 배터리를 출시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 고용량 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과 서비스 역량 강점 … 대한민국 월드클래스 300
외국 전동 브랜드들의 대규모 공세 속에서도 계양이 여전한 넘버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아시는 대로 외산 브랜드는 뛰어난 제품력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날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계양이 시장점유율 1위를 지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시장에 대한 이해와 차별화된 A/S 체계에 있다고 봅니다. 공구유통과 고객들의 요구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밀착형 영업방식을 통해 고객의 불편함을 바로 해결하고 제품에 반영해 온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봅니다.
계양전기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국내시장의 제품개발 요구에 반응이 빠른 것, 원활한 고객서비스, 그리고 세계수준의 기술력 등이다. 최근 계양전기는 무선공구 시장 확대에 따라 리튬이온 충전공구 개발에 집중하여 드라이버드릴, 임팩트드라이버, 임팩트렌치, 해머드릴에 이르는 전라인업을 출시했다. 시장규모가 가장 큰 전압대인 18V 시장을 선점하는 한편, 고객의 요구사항을 즉각적으로 반영하여 4.0Ah 고용량 배터리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이처럼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점이 계양만의 장점이다.
영업 면에서의 보면, 각 지역 영업소마다 고객지원센터가 있고 제품을 어디서 구매하더라도 전국 400여개의 고객지원센터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고객 방문과 동시에 현장에서 즉각적인 서비스가 이뤄지고, 서비스 마인드 및 제품 교육을 시행해 자체 수리가 가능하다. 이와 같은 서비스 경쟁력 역시 계양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
특히 계양은 그간 기술력이나 연구개발 분야에서 알려지지 않는 노력들을 쌓아왔다. 핵심부품인 고출력 모터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러 ‘힘이 센 전동공구’라는 명성을 얻고 있으며, 최근 트렌드인 리튬이온 충전공구에 기술력을 집중하여 고효율 BLDC 모터를 장착한 제품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고객 만족도를 높여 2년 연속으로 한국사용품질지수 1위를 수상했고, 월드클래스 300에도 선정되어 정부의 지원 아래 신제품 개발이 한창이다.

판매 활성화 위해 제조사-유통사 신뢰구축 필요
사실 공구유통상들 입장에서는 불만제기도 외국기업보다는 국내사인 계양에 하기 쉬워 서로 관계가 돈독하거나 아님 반대로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유통현장과의 대화에 변화를 주고 싶으신지, 유통사와의 관계정립을 어떻게 하고 싶으신지, 생각하시는 바가 있다면 솔직한 답변 듣고 싶습니다.
“계양은 1977년 창사 이후 전동공구를 국내 최초로 생산 및 보급하면서 국내 산업발전 및 공구 유통시장과 함께 동반성장했습니다. 국내 제일의 전동공구 제조업체로서 유통과의 관계정립도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에 지난 12월5일 한국산업용재협의와의 유통질서 개선을 통한 상생방안 토론회에 적극 참여하여 국내 유통사들의 의견을 청취하였고, 당시 토론된 내용 중 일부를 적극 검토하고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2013년 정책에 있어서도 대리점들의 가장 큰 불만인 약정제도 및 프로모션 정책 변화를 통해 시장 유통가격질서를 개선해 궁극적으로 대리점에 이익이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대리점 상호간 건전한 유통 문화 정착 및 협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의 정책을 믿고 협력한다면 서로 상생하며 동반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계양은 국내 산업발전을 위해 어떤 브랜드보다도 국내 유통사나 협회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각종 행사 지원 등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구 유통에서도 국내 생산제품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성원으로 판매가 활성화 되어 침체된 국내 경기 부흥에 동참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현재 전동공구 시장이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과도한 가격경쟁 탓입니다. 유통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불황의 여파로 수요감소가 나타나고 유통재고가 증가되면서 판매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마진이 감소하는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선 내 물건부터 팔고 보자는 이기주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을 빼앗긴 유통상인은 다시 가격으로 대응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유통상인 상호간의 유통질서 확립을 통해 어려운 시장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계양은 정책변화를 통해 유통가격 안정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를 저해하는 대리점이 있다면 어떤 형태든 불이익이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한 제조업체 본사의 유통가격 통제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조업체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으며 다시 한 번 유통상인들의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유통 상인 상호간의 건전한 상인 정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력 탄탄한 계양,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앞으로의 제품 개발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국내 전동공구 시장도 선진화되어 점차 환경, 안전, 성능을 중시하고 편의성을 갖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계양 역시 시장 변화에 발맞춰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개발 생산하기 위해 올해도 공구유통과 실소비자와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고객 참여형 제품 개발을 위해 개발단계에서부터 출시 전 테스트까지 좀 더 세분화된 고객 평가단 운영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리튬이온 충전공구 제품 개발에도 더욱 집중하여 BLDC 모터를 장착한 제품 등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최근 시장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전동공구 및 액세서리를 합한 총 시장 규모는 약 27조원에 달한다. 계양은 국내 대표 브랜드지만 사실 해외시장에서는 아직 그 입지가 미미한 편. 따라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과 해외시장에서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진출 노력을 꾀할 계획이라고 계양측은 밝혔다. 계양 전동공구가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한다면 공구유통사 입장에서도 반가운 현상이다. 김승노 사장은 “계양전기 전체 매출의 약 15%가 수출에서 나오고 있는데 최근 들어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양전기는 작년 2월 유럽지사를 새롭게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유럽 소재 굴지의 유통사 및 브랜딩 전문기업과 사업을 시작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5년 이후부터는 해외사업이 내수 비중을 초과하여 전동사업을 주도하고, 2020년까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계획이다.
전동공구는 모터 속도조절력이나 소음 진동 같은 원천 기술은 물론 내구성, 편리성 안정성과 같은 이용자 중심 기술력도 필요하다. 유럽은 내구성 중심이고 일본은 편의성 중심이라는 게 김 대표이사의 분석. 김승노 대표이사는 “앞으로는 해외박람회에 열심히 참여해 ‘Keyang’ 브랜드가 유럽인들의 눈에 익숙해지게 만들 예정”이라며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 개발로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여기에 지금 당장 효과를 보긴 어렵지만 브랜드 가치상승이라는 튼튼한 미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랫동안 쌓아온 소통 시스템과 기술력을 볼 때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웃음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의 또 하나의 한국대표 ‘계양’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