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따라 떠나볼까
상춘객 발길 붙잡는 봄나들이 명소
꽃이 피는 봄이다. 화창한 날씨에 온몸이 들썩인다. 예로부터 화전놀이라 불리던 춘삼월 꽃놀이. 일상으로 지친 피곤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여행을 떠나보자. 바쁘다는 것도 핑계다. 하루만 짬을 내면 충분할테니.
글 김수란 사진 및 참고자료 한국관광공사, 진해구청, 하동군청, 영암군청
벚꽃길 따라 걷는 진해 여행
진해 군항제 벚꽃은 일제 강점기에 도시미관을 위해 심은 것이 시작이다. 때문에 해방 이후 일본의 국화라며 주민들이 벚꽃을 없애기 시작했다. 하지만 1962년 식물학자 박만규, 부종휴에 의해 진해에 많이 있는 벚꽃은 제주도가 원산지인 왕벚나무로 밝혀지면서 벚나무 살리기 운동에 들어갔다. 이후 진해에는 가로수를 비롯해 공원, 산지를 포함해 모두 34만7천 그루의 왕벚나무가 자라고 있다. 벚꽃을 따라 걷는다면 좀 더 천천히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진해역을 기준으로 북쪽의 내수면환경생태공원까지의 길은 여좌천을 끼고 갈 수 있다.
축제기간에만 개방을 하는데 저수지에 떨어지는 꽃잎이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역에서 해군사령부로 가는 서쪽 길은 셔틀버스보다 걷길 추천한다.

출사필수코스 드림로드 둘레길
사진가들에게 S자 벚꽃길로 유명해진 진해 드림로드는 출사를 나가는 사진동호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 중 명소다. 드림로드 둘레길의 총 길이는 35.6km로 걸으면 3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특히 벚꽃 명소로 유명한 S라인, 천자봉 해오름길은 꼭 가보자.
하동 쌍계사로 이어지는 벚꽃 국도
매년 봄이면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가는 국도는 어질어질하다. 전국에서도 알아준다는 벚꽃 군락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지와 가지가 맞닿은 벚나무 터널은 멀리서도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초입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간판이 서 있다. 그 아래 들어서면 분홍빛 빛깔에 눈을 베일 것 같아 걷는 것조차도 힘들다. 산자락 강 언덕, 지천이 벚꽃이다.
백리 길의 백미, 십리벚꽃길
섬진강 벚꽃길 백리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십리벚꽃길. 이 길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들어가는 6km의 구간으로, 섬진강과 합류하는 화개동천을 따라 50~70년 수령을 자랑하는 1천200여 그루의 벚나무가 도로 양편에 자라 하얀 벚꽃터널을 만든다. 1930년대부터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길에는 복숭아나무 200여 그루도 심어져 있어 사랑하는 남녀가 함께 걸으면 부부로 맺어져 백년해로 한다 해서 일명 ‘혼례길’이라고도 불린다.
영암, 역사와 문화가 있는 벚꽃길
전남 영암군은 왕인박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곳의 지방도 819호선, 영암읍부터 학산면 독천리까지 약 16km에 달하는 구간은 눈처럼 흩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달리는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하다. 30~40년은 족히 되었을 법한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해마다 벚꽃개화 시기면 분홍색 꽃구름을 방불케 하는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활짝 핀 벚꽃 그늘 아래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펼쳐져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전국적 관광명소로 꼽힌다.
벚꽃 구경과 왕인문화축제를 동시에
왕인박사는 1천600년 전 백제시대에 일본 응신천황의 초청으로 천자문과 논어, 도공, 야공, 직조공과 함께 도일해 일본 학문의 시조로 아스카문화를 꽃피우게 한 선각자이다. 이런 왕인박사의 업적을 조명하고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매년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는데 남도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국립공원 월출산 왕인박사 유적지에서 개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