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인 패션왕 - 극동종합공구 김종운

나는야 공구인 패션왕
 
청계천 극동종합공구 김종운 대표



공구상 사장님들의 옷차림은 비슷하다. 대부분 점퍼에 운동화를 신고 일한다. 물론 정장차림으로 일을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패셔너블한 공구인은 드물다. 공구를 다루면서 발생하는 철가루와 기름으로 옷이 더럽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공구인들의 옷차림은 일에 적합한 작업복 차림이 된다. 그런데 서울 청계천에는 패셔너블한 멋쟁이 공구인이 살고 있다. 극동종합공구 김종운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젊어지게 하는 마법, 패션

서울 청계천 극동종합공구의 김종운 대표는 매일 다른 옷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유명인사다. 그냥 비슷한 옷을 바꾸어 입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색다르면서 멋진 옷차림으로 사람들을 만난다. 김종운 대표의 나이는 1952년생. 이미 60대 중반을 넘어섰다. 그러나 실제로 만나면 패션센스가 넘치는 40대, 50대로 보인다. 
“저도 젊었을 적에는 옷차림이 지금처럼 자주 바뀌지 않았습니다. 건강에는 신경 써왔지만 패션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젊음이 있었잖아요. 젊음이 있었기에 무엇을 입어도 멋있고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60이 넘어가니 마인드를 바꾸어야겠더라고요. 내가 나에게 대접하면 남도 나를 대접합니다. 마인드를 바꾸니까 옷차림이 바뀌더라고요. 또 옷차림이 바뀌니 마음도 또 새롭게 바뀌고요. 훨씬 젊어지는 느낌입니다. 긍정마인드로 바뀌는 거죠. 그렇게 하니 사업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장사를 하다보면 짜증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옷차림이 바뀌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도 웃으면서 일 할 수 있게 되었다. 

 
 
휴일도 없이 일하던 젊은 시절
 
과거 대한민국이 가난했던 1960년대. 그도 한 때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했던 나날도 있었다. 지금과 달리 그도 옷차림에 신경 쓰기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만 했던 나날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나와 공구상에서 직원으로 일을 했죠. 지금은 공구상에서 사람을 못 구해 난리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일자리가 너무 없어서 공구상에서 일을 하는 것도 가족이나 지인의 소개가 아니면 일을 못했어요. 저도 운이 좋은 케이스입니다. 우연한 지인의 도움으로 공구업에 들어와 장사를 배우게 되었죠. 20살 때부터 일찍 공구업계에 일을 했고 자립도 빨리 했어요. 지나온 과정은 열심히 했습니다. 열심히 하니까. 개업하고 십 몇 년간은 설날 구정과 추석 명절 하루만 쉬었어요. 그 이틀 이외에는 1년 365일 쉬는 날이 없었어요. 47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후회 없이 참 열심히 했습니다.”
김종운 대표는 사업적으로도 성공한 공구인이다. 그가 하는 공구장사는 여름에는 여름상품 겨울에는 겨울상품만 판매 하는 것이 아니다. 소매도 하면서 도매도 하고 그러면서 제품 생산도 해야 공구상이 발전한다고. 또한 오는 손님만 기다리는 것이 소매라면 도매는 손님을 찾아가는 일이라 꼭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그렇게 극동종합공구를 단순한 공구상이 아닌 용접기 해빙기 공장도 보유한 하나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IMF위기 극복하며 깨달아
 
그에게도 힘든 위기가 있었다. 1997년 IMF 때 계속되는 부도어음으로 큰 위기를 겪은 것이다. 그는 그때 당시의 돈으로 40억의 자금을 날려야 했다. 그러나 40억의 자금을 날리면서도 그가 지킨 것이 있다. 바로 신용이다. 
“40억은 지금도 많은 돈인데 IMF 당시의 40억이라는 큰 돈을 저는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야 했어요. 수십억 보다 사업가로서의 신용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40억을 잃어도 신용을 지키니 또 나를 믿고 일감이 들어와서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깨달은 것이 있어요. 돈이란 내가 쓰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요. 은행에 잠자기만 하면 그것은 은행돈이지 내 돈이 아닌 겁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60이 넘어서니 지금 나를 위해서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나 뿐이 없는 내 인생이잖아요.” 
많은 공구인들이 옷에 돈을 투자하지 않는 편이다. 옷에 투자하기보다 좋은 공구를 매입하거나 가게에 투자를 하는 것을 먼저 생각한다. 그것이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믿는다. 검소함을 생활화 하다 나이 70이 넘어도 돈 만원도 자기에게 사용하기 힘들게 된다. 김종운 대표는 하나뿐인 소중한 인생을 너무 각박하게 사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말한다. 
 
 
멋진 패션으로 젊게 사는 기쁨
 
“육체적으로 세월을 이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마인드는 항상 젊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60이 넘어가면서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하더라고요. 결정적으로 내 주위의 분 중에 나이 60살이 되면서 은퇴하시는 분도 있으셨고요. 나는 그런 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이 60이 되었을 때 의상만 바뀌어서는 안되고 마인드와 더불어 생각도 바꿔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생각이라는 것이 별것이 아니라 대인관계가 바뀌는 겁니다. 이제는 사람을 만날 때 내가 먼저 주머니를 열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 윗세대들 보면 그냥 어렵게 살았거든요. 6.25사변 직후에 태어난 우리 세대도 어렵게 살았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돈 쓰는 것이 힘들죠. 그런데 그런 생각을 저는 바꾸었어요. 내 인생 누가 살아주는 것이 아니고 내 인생 내게 대접한다고 생각하고 옷에도 신경 쓰고 그렇게 하다보니 10년 전보다 지금이 더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그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매일 노력을 한다. 그런 노력 중 하나가 옷차림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그는 지금도 매일 아침에 일어나 신문을 보고 샤워한 뒤 팔굽혀펴기를 50개씩 하고 있다. 이 한 가지만 해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말한다. 지난 20년간 매일하고 있는 그의 일상이다.

 
젊은 몸매 유지하는 엄격한 자기관리
 
김종운 대표를 보면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언뜻 40대 같기도 하고 50대 같기도 하다. 그만큼 그는 젊고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나이에 비해 젊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엄격한 자기관리에 따라오는 보상이다. 60대인 지금도 그는 몸매 관리에 신경 쓴다. 
“남자는 근력이 없으면 빨리 저쪽 나라로 갑니다. 근력 중에서도 팔과 다리 근력이 중요해요. 팔은 아침마다 팔굽혀펴기 50개를 하면서 키우고 다리 근력도 무척 중요한데 일요일마다 골프로 다리 근육을 키우고 있어요. 지하철로 출퇴근 하는데 자리가 나더라도 저는 서서 갑니다. 나 스스로 체력적으로 건강에 자신이 있고 그것도 단련이거든요. 몸이 편안한 것만 찾으면 안됩니다. 힘들고 귀찮은 것을 극복하려고 해야죠. 생각이 진취적으로 바뀌면 내 인생에 도움이 됩니다. 솔직히 영감냄새 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아침에 꼭 향수를 뿌려요. 그렇게 하면 상대도 좋지만 나도 좋아요. 패션도 마찬가지예요. 나에게도 좋고 보는 사람도 좋은 자기관리입니다.”
 
청춘이 한창인 젊은 사람들도 멋진 옷차림을 언제나 유지하기란 무척 힘들고 귀찮은 일이다. 비용도 많이 든다. 지금은 굳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멋으로 사는 것도 괜찮은 세상이다. 그러나 김종운 대표처럼 멋진 옷차림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것도 이 세상의 주인공으로 사는 방법 중 하나다. 100세에 이르기까지 김종운 대표의 멋진 인생이 계속되기를 응원한다.
 
글·사진 _ 한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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