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DIY시장 4,000% 성장 이끈 OBI

“써보고 구입할 수 있게 하니 시장 커지더라”
 
독일 DIY시장 4,000% 성장 이끈 OBI



 장인의 나라, 독일. 굴뚝청소 장인, 맥주양조 장인, 심지어 소시지 장인까지 있다. 장인을 뜻하는 ‘마이스터(Meister)’들은 독일 경제의 핵심이고 산업을 이끄는 선구자들. 모든 것을 전문적 혹은 예술적 경지로 이르게 하려는 독일 사람들의 완벽추구성 때문이다. 독일사람들은 집안의 간단한 보수나 수리를 직접 즐겨하고, DIY를 취미로 삼는다. 특히 1960년대 말부터는 DIY 붐이 크게 일면서 당시 100여개에 불과하던 DIY 전문 유통점이 지금은 4,700여개로 늘어, 4,470%라는 초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에서는 초기 13억 유로에서 최근 442억으로 증가해 증가율만 3,000~4,000%에 육박한다.
지금까지 호주의 버닝스, 미국의 라클러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해외 공구상들에 대해 다뤘고, 인구밀도가 낮은 호주와 미주쪽 역시도 공구소비 키워드는 단연 DIY였다. 이번 호에서는 명실상부한 유럽 DIY 시장의 선두주자, 독일 OBI를 소개한다.


 40여년 전 DIY토탈쇼핑 컨셉으로 출발

 
OBI는 1970년 Emil Lux와 Manfred Maus에 의해 설립된 DIY 전문 유통기업으로, 처음부터 DIY를 전문으로 한 오리지널 공구백화점이다. 공구와 못은 철물점에서, 페인트는 페인트 전문점에서, 목재는 목재 전문점에서 사야했던 당시에 이미 DIY 재료들을 한 곳에서 판매했다. 1970년대부터 시작한 DIY 붐에 맞춰 주요 고객도 DIY를 시작하는 고객들부터, 세미-프로-전문가 등으로 세분화해서 각각의 고객층에 맞게 매장을 구성, 운영했다. 창업 4년만에 독일을 넘어 유럽으로 진출했고, 지금은 중, 동부 유럽 12개국에 570여개에 해당하는 지점을 가지고 있다. 이 OBI의 성장을 따라 독일 내에서도 바우하우스, 프랙티커, 혼바치 등 DIY 제품을 취급하는 전문 판매점이 많이 들어섰다. 그러나 여전히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 체코, 폴란드 등을 통틀어 유럽 DIY 메카는 OBI다.

1970년부터 지금까지 40년 넘게 축적된 OBI 서비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동일한 부품이라도 재료 하나하나가 중요한 DIY 전문가들을 위해 다양한 선택 범위를 제공한다.
2. DIY 초보자를 위한 공간에 맞는 맞춤 주문 및 설치한다.
3. OBI 필드를 이용하여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4. 재료뿐만 아니라 공구의 경우, 전화 한통 혹은 인터넷 예약으로 장비를 임대, 사용 후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5. 정원 가드닝을 즐기는 독일 사람들의 특성을 반영해 OBI 정원 장비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원에 대한 유지보수, 검사, 수리까지 제공한다.
6. 4년간 무상보증


당신의 공간을 성형하라! Before & After 서비스
 
성형수술을 아무리 예쁘게 했을지라도, 그 얼굴을 더 예뻐보이게 하는 것은 Before & After, 즉 전후 사진을 비교하는 것이다. OBI는 다른 경쟁사와는 달리 “Renovated with OBI”라는 메시지와 함께 오래된 주택과 건물의 일부 영역만을 변경, 개조했다. 굳이 건물 전체를 하지 않고도, 또 비싼 광고비를 쓰지 않고도 적은 비용으로 큰 광고 효과를 불러일으킨 점은 가히 인상적이다. 이 광고로 OBI는 칸 광고제 옥외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DIY 유통은 서비스와 브랜드 인지도로 승부
 
스타벅스, 코카콜라 같은 글로벌 기업의 특징은 무엇일까. 하나는 경기변동에도 크게 휘청거리지 않는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경쟁자들이 쉽게 넘보지 못하는 진입장벽을 세웠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코카콜라는 콜라를 판다. 하지만 블라인드 테스트(상표를 숨기고 제품을 이용하게 한 다음, 상표를 판별하게 시키는 테스트)를 했을 때, 펩시와 코카콜라, 그리고 스타벅스와 동네커피를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결국 브랜드의 가치와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축적된 서비스다. 오랜 기간동안 소비자에게 품질면에서, 그리고 특히 서비스면에서 인정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되었다면, 다른 경쟁자들이 쉽게 넘볼 수 없다.
공구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제조업체보다 유통업체의 경우가 더욱 그러한데, 제조업체는 더 좋은 제품을 출시하면 그만이지만, 유통업체의 경우 무엇보다 ‘축적된 서비스의 질’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OBI를 보면 독일 밖에서는 고품질의 독일 제품을 취급하는 것이 하나의 경쟁력일수도 있지만, 독일은 장인들의 나라고, DIY 선구자로서 OBI의 경쟁력은 ‘브랜드’ 자체에서 나온다. 대한민국 하면 ‘삼성’을 떠올리고, 우리나라에서 삼성을 모른다면 간첩이라는 말처럼, OBI의 경우 독일 인구의 98%가 인지하고 있는 브랜드로 독일에서는 DIY 대신 OBI라고 발음해도 무방하다.
결국 탄탄대로를 달리는 OBI의 핵심은 제품에서 뿐만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독일 특유의 ‘장인정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독일만큼 DIY가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항상 최고를 지향하는 독일의 장인정신과 OBI의 전략은 국내 유통사들도 충분히 배울만하다.


글 _ 이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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