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지교역 오세민 대표이사


가든 파이브 툴의 자존심,
소상공인 대통령상 수상


(주)혜지교역 오세민 대표이사
 

청계천 산업용재와 공구상들 1,200명의 입주를 위해 건립된 가든 파이브 툴. 완공 당시 고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한 상인들의 95%가 계약을 하지 못하면서 유령상가로 전락했다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만의 경영노하우와 철학으로 모범소상공인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인물이 있다. (주)혜지교역 오세민(58)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오세민 대표에게 대통령 표창까지 받게 된 경영 노하우와 소감을 들어봤다.


 
 

모범소상공인으로 대통령 표창 받기까지

“대통령 표창은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거래처와 오랫동안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관계를 유지하며, 자구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 모든 소상공인들에게 작은 모범이 된다는 의미로 주신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게 수상 소감을 전하는 오대표의 얼굴에 따뜻하고 순수한 소년의 미소가 번졌다.
대통령 표창의 수상 기준은 매출액, 재무제표의 건전성, 사업동기, 기술개발과 사업과정, 직원복리후생, 대표자의 사회활동과 대외 봉사활동 등이었다고 한다. 오대표의 경우 비영리민간단체인 겨자씨 봉사회 회원으로 독거노인,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한편 아내 김미숙씨와 함께 20구좌가 넘는 봉사단체 기부를 해왔던 사실들이 참작되었던 것 같다.
그는 이런 많은 봉사활동 외에도 업계를 위한 일에도 언제든 발벗고 나서는 숨은 일꾼이다.
(사)한국산업용재협회 가든파이브 지구장, 서울지회이사, 협회 이사로 재임하면서 관련업계 소상공인들의 권익신장과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장사를 잘하는 대표이기도하지만 직원들에게 잘 베푸는 대표이기도 하다. 직원들에게 정규 상여금 이외에 해마다 매출 증가 성과급을 꼬박꼬박 주고 있다. 5년 근속 직원에게는 가족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직원의 기념일에 케이크와 상품권을 선물해 감동시키기도 한다.
1995년에 ‘(주)혜지교역’을 설립한 그는 우리나라 지형이나 산업구조상 생산이 되지 않는 조경용 기계장비 및 산업안전기계를 미국에서 수입해 전국의 관련 도소매업체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과수원 예초기처럼 국내지형지물과 맞지 않는 수입기계의 경우는 국내현실에 맞게 안전날(실용실안20-0455207) 및 모어볼을 개발해 장착 후 판매하고 있다. 특히 고객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들을 내놓기 위해 ANYTOOL이라는 상표로 엔진톱, 엔진블로워, 전동운반차 등 제품 개발을 해오고 있다.
 

한눈에 반한 브랜드 ‘크래프트맨’

1980년대 섬유·가죽 제품을 수출하는 무역회사에 근무했던 오세민 대표는 88년도에 수입 파트를 담당하면서 우연히 미국 대형종합유통업체 SEARS사의 공구관련 제품인 CRAFTSMAN 카탈로그를 보게 된다. SEARS는 미국, 캐나다 등에서 3,900여 개의 대형종합매장을 통해 가전제품, 자동차 관련, 생활용품, 가정용·상업용 공구 등을 판매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SEARS에 대한 명성은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때 CRAFTSMAN 제품 카달로그를 보면서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번쩍 들더군요. 제 눈에는 다 돈이 될 것 같아 보였습니다.”
CRAFTSMAN 공구는 유럽 각국에도 수출되고 있는 유명상표 제품이었지만, 오대표는 당시 공구의 ‘공’자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청계천에 이틀에 한번씩 나가며 공구관련 제품을 공부하고 시장조사를 해 나갔다.
이후 무역회사를 나와 3년간 공구전문 유통회사에서 무역부장으로 공구 수입관련 업무를 익힌 오 대표는 1995년에 (주)혜지교역을 설립해 SEARS의 CRAFTSMAN 산업공구를 국내 독점으로 판매하게 된다.
“현재 엔진톱, 잔디깎기, 블로워, 관리기, 제초기, 전정기, 제설기, 발전기, 고압 세척기 등 조경기계 및 제설기계를 전문적으로 수입판매하고 있습니다. 시중에는 제품의 기능에 대해 과대광고나 허위 표시된 것들이 많이 있지만 CRAFTSMAN의 제품은 표기된 사양에 맞는 정확한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죠”
 

‘약간 부족하고 과하지 않게’ 가 철칙

오대표의 사업적 노하우는 바로 ‘늘 약간 모자람’에 있는데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숨어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처럼 그 ‘약간의 모자람’이 그의 사업에 있어 적정선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다. 그의 제품창고에는 악성재고가 없고 그의 고객사들도 악성재고 걱정을 하지 않는다. 늘 약간 모자란 양의 재고를 유지하기 때문에 한 철을 넘기는 재고가 없고, 그래서 자금 순환이 원활하다. 또한 ‘약간의 모자람’에는 적당한 욕심이 숨어 있다. 사업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상품을 늘리고 빚을 지는 사업가들이 많지만 오대표는 외상없이 100% 현찰을 통해 제품을 수입한다.
대출이나 일체의 빚 없이 오로지 회사의 순수자금 안에서 사업을 유지해 나가기 때문에 어떠한 리스크도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이 가진 역량 안에서 부리는 오대표의 욕심은 어느새 10명분의 일을 혼자서도 가능하게 했다. 거래처 재고 관리, 영업, 제품홍보, 홈페이지 관리, 수입, 번역, A/S에 이르기까지 혼자서 10명분의 일을 거뜬히 해낸다.
“거래처에서 해결하지 못한 재고는 제가 대신 팔아주거나 그것을 필요로 하는 업체를 소개해줘서 제품순환이 원활하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약간의 모자람’에서 깨우친 그의 절제와 조정력은 사업가들에게 있어 필수적인 덕목으로 여겨진다.
 

재물은 물과 같아 독점하면 안돼

조선시대 최고의 거상이었던 임상옥은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이란 말을 남겼다. 재물은 물과 같아서 이를 독점하려 한다면 반드시 그 재물에 의해 망하고 저울과 같이 바르고 정직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파멸을 맞는다는 의미다. 오대표의 경영철학에도 이러한 상도 정신이 잘 배어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20년간 무사고로 거래처들과 끈끈한 신용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거래처의 사업도 내 사업처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전자상거래 업체나 자신의 거래처에 피해가 될 만한 업체와는 절대 거래하지 않는다. 매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제품을 전자상거래만을 통해 판매하는 곳은 거의 마진을 남기지 않는 가격으로 시장 가격을 흐리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오대표가 직접 홈페이지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판매의 목적이 아니라 거래처들을 대신해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가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함이다. 그래서 자신과 거래하는 순수한 오프라인 판매업체들이 적정 마진의 이득을 볼 수 있게 하고, 거래처의 사업영역을 지켜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그의 철학이다.
“국내·수입 제품들을 원가 그대로 덤핑으로 팔아 넘기는 사업자분들은 ‘과연 어떠한 삶의 방식이 올바른 것인가?’ 자문해 보길 바랍니다. 단순히 눈앞의 이익을 쫓다 보면 지금 당장은 손에 돈을 쥘 수 있어 좋겠지만, 자신의 행위로 인해 시장의 흐름이 깨지고 선량한 사업자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렇게 덤핑으로 팔아 넘기는 회사는 판매한 제품의 사후관리를 나몰라라식으로 대처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는 2차 피해가 가는 것입니다”
단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업자들에게 귀감이 되는, 참된 상인 정신을 일깨워 주는 말로 오대표는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글 _ 채승훈 · 사진 _ 박성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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