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연예인들의 ‘공구’ 사랑
연예인들의 ‘공구’ 사랑

목공, 가죽공예에 빠진 상남자들



공구를 든 연예인이 인기다. 원목에 드릴 정도 돌리고 있어야 상남자의 섹시함이 완성된다. 목공이 취미라고 익히 알려진 강동원, 이천희부터 ‘어깨깡패’로 불리는 상남자 유연석까지 뚝딱뚝딱 공구 하나로 여심을 들었다 놓는다.
 
글 _ 배선희




생활 목공에 푹 빠진 진짜 목수, 천호진

방송에서도 목수로 등장, 시너지 효과 누려
관련 서적 펴내고, 목공방도 오픈


배우 천호진은 10년 넘는 목공예 경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까운 사람들은 그를 ‘천목수’라고 부른다. 우연한 기회에 손수 사이드 테이블을 만들게 되면서 나무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단다. 관련 서적을 찾아 읽으면서 독학으로 익힌 솜씨가 어느새 전문가 이상이 된 것이다.
극중 캐릭터도 자신의 취미인 목공을 잘 살려 성공한 케이스.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내 딸 서영이>에서 주인공의 아버지인 ‘이삼재’ 역할에 자신의 특기인 ‘목공’을 이입했다. 천호진이 목공 마니아란 것을 알게 된 드라마 작가가 ‘이삼재’의 구체적인 직업으로 목수를 설정한 것. 원래 타고난 연기자이지만 손에 익은 목공 작업이 카메라에 담기면서 훨씬 자연스러운 연기로 감동을 전했다.
몇 해 전에는 자신의 노하우를 정리한 <천호진의 생활 목공 DIY>라는 책도 펴냈다. 생활 목공 소개와 조립과정, 공구 사용법, 칠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작업 도면과 상상만으로 그려낸 완성도, 제품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목록표 등도 넣었다. 특히, 수백여 컷의 사진을 수록해 이해를 돕는다. 초보자들이 읽고 따라 하기 좋다는 평이다. 그가 책을 쓴 이유는 내가 고안한 디자인으로 만드는 ‘핸드 메이드’ 작품의 가치를 알리고 싶었다고.
그의 목공 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생활 목공방인 ‘만들고’를 연 것이다. 지금이야 공예 열풍이 불면서 공방이 많이 생겼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손에 흙, 먼지 묻혀가며 힘들여 뭔가를 만드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시절이다. 천호진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그의 공방을 찾는 이들이 늘었고 이후 DIY가구 인터넷몰인 ‘만들고닷컴(mandulgo.com)’도 개설했다. 현재는 사업에서 손을 때고 연기와 개인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취미가 제2의 직업으로 이천희 & 이세희 형제
 
할아버지와 부모님 영향으로 형제가 목공 관심
캠핑, 서핑 즐기고 만들다 아웃도어 브랜드 개발


말끔한 외모, 늘씬한 키로 모델 겸 배우로 활동 중인 이천희. 동생과 가구 공방을 차리더니 아예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여가활동으로 ‘캠핑’이 급부상하면서 그가 만드는 조립식 가구 사업이 연일 승승장구다.
이천희의 만들기 이력은 군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대에서 공구 관리 업무를 맡았던 그는 상관의 지시로 장롱과 사물함, 공구실의 집기를 만들며 공짜로 DIY의 개념을 익혔다고. 제대 후 살게 된 옥탑방이 뾰족지붕의 특이한 구조였던 터라 맞는 가구가 없었는데, 이때 본격적으로 톱과 망치만 들고 가구를 만들었다.
손수 집을 지었던 할아버지, 한옥학교를 다녔던 아버지, 등가구 디자이너인 어머니께 나무를 친근하게 다루고 예쁘게 디자인하는 유전자를 두 형제가 똑같이 물려받았나 보다. 처음에 이천희가 남산에 ‘천희 공작소’라는 공방을 만들고 직접 가구를 만들었고, 이후 동생 이세희가 회사를 그만두고 마음을 합쳤다. 평소에도 캠핑이나 서핑을 즐기는 두 형제는 ‘우리가 필요한 가구를 만들자’는 모토로 아웃도어 가구나 소품을 제작했는데 이게 대중에게도 통한 것이다.
이들이 만든 브랜드 ‘하이브로우’의 탄생 일화도 재미있다. 지인에게서 카페에 사용할 테이블을 여러 개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마지막에 이름을 새겨야 하는데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 끝에 두 사람 이름의 돌림자 ‘희’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희 브라더스’라는 말이 생각났고 이걸 변형해 ‘하이브로우’라는 이름이 탄생했다.
이렇게 탄생한 하이브로우에서는 아웃도어 가구와 함께 주문 제작 가구, 생활 가구, 어린이들을 위한 가구 등 다양한 가구를 제작하고 있다. 물론 이천희는 천직인 배우로서 활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




연기부터 못질까지 완벽한 상남자, 유연석

무명생활 11년, 돈 아끼려고 시작한 셀프 가구제작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으로 30분만에 나무테이블 뚝딱


tvN <응답하라 1994> ‘칠봉이’로 익숙한 유연석이 능숙하게 공구를 다루며 ‘상남자’로 이미지를 굳혔다. 어떤 여자도 감쌀 것 같은 넓은 어깨로 뭇 남성들을 초라하게 만들어 ‘어깨깡패’로도 불리는 그가 목공 고수인 것으로 알려져 매력을 더했다. 학교 연극반과 무명배우 11년차를 거치며 손수 소품을 만들고 필요한 가구를 알뜰살뜰 직접 만들면서 저절로 목공 실력이 붙은 것이다.
최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유연석은 여자친구 이야기부터 10년 넘는 무명시절 동안 배고팠던 이야기까지 솔직한 본인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유연석의 취미 생활. 화초 키우기, 낚시, 화장품 만들기 외에 가구 만들기도 있어 MC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학교 연극 무대에 서고 무대장치를 손수 만들면서 자연스레 목공 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독립 후에는 가구 살 돈도 없고 방도 좁아서 돈도 아끼고 방 구조에 맞는 가구를 만들기 위해 자신이 쓸 가구들을 직접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가 손수 만든 가구는 사진으로 소개됐는데, TV장, 아일랜드 식탁, 박스형 책장 등 전문가 못지않은 솜씨를 입증했다. 재료비는 50만원. 원목이라 비쌌다며 검소함을 드러냈다.
특히 유연석은 이날 녹화 준비 중에 30분만에 MC들을 위한 테이블을 만들어 선물해 놀라움을 안겼다. 전날 그려온 도안을 펼쳐놓은 뒤 나무를 자르고 사포질을 하고 드릴을 박는 등 능숙한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내 사전에 대충은 없다. 목공 마니아 강동원

목공방 회비 본전 뽑으러 목수처럼 다녀
3D 도면부터 제작까지 만능, 별장도 짓고파

아름다운 남자 강동원은 사실 자신을 꾸미기보다 집안 인테리어에 더 관심 많은 남자다. 집에 있는 식탁과 의자, 벤치, 시디장, 책꽃이, 책상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이 남자의 취미는 무언가 만들고 배우는 것. 프라모델도, 기타도, 목공도 다 그렇다. 그중에서도 목공은 별장 하나 짓고 싶을 정도로 마니아가 됐다.
영화 <전우치> 크랭크인을 기다리며 몇 년만에 여유 있던 어느 날. 집에 거울이 필요해서 구입하려고 봤는데 너무 비쌌다. 차라리 만드는 게 낫겠다 싶어 목공을 알아봤다. 연 회비를 내야한다는 말에 일단 몇 개를 만들어야 본전을 뽑겠다 생각이 들어 정말 열심히 다녔단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목수 수준이었다고.
뭐든지 대충하는 걸 못 보고 일단 시작하면 끝장을 봐야하는 성격 때문이다. 게임을 해도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해야 직성이 풀린다니 그의 목공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가구를 만들면서 3D 도면 그리는 프로그램도 배워 직접 가구를 디자인하고 짜만드는 전문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카페를 운영하는 누나가 탁자가 필요하다고 하자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강동원 표 탁자를 직접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가구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는 건축 쪽으로 옮겨갔다. 으리으리한 집은 못 지어도 조그마한 별장 정도는 설계해서 짓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도 품고 있다. 그가 전속 모델로 있는 ‘유니클로’에서는 이런 강동원의 취미를 CF에 접목시켰다. 공구를 들고 섬세하게 의자를 만들어 완성하는 모습에서 남자다운 매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터프가이 최민수의 수준급 가죽공예

가방, 벨트, 지갑 등 가죽공예품 200~300점
개인전시 및 국제공예전 출품, 자연미 극대화


몇 해 동안 세상과 단절하고 은둔생활을 했던 최민수. 그 시간 동안 심취했던 것 중 하나가 가죽공예다. 그의 작업실과 작품은 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방송에서 작품을 공개하며 수준급 실력으로 화제를 낳았다. 공들여 만든 가죽 공예 오브제를 지인들과 개최한 개인공예전에 출품하는가 하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특별전에 초청되기도 했다.
그는 JTBC <신의 한 수>에 출연해 가죽공예에 대한 소회를 풀기도 했다. 가죽공예는 기술적으로 구멍 뚫기와 바느질뿐인 단순한 작업일지 몰라도 나머지는 100% 창작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팽팽한 긴장감으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것. 이날 공개된 작품도 수준급이라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전문가의 감정가가 최저 50만원부터 최고 220만원까지 나왔다.
최민수의 가죽공예품은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살리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그만의 자유분방한 개성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이다. 최민수 자신도 본인이 만든 지갑을 15년째 사용하고 있다. 그의 작업실에는 다양한 작품이 200~300점이나 있는데, 만약 얼마냐고 묻는 사람에게는 팔지 않는다고. 돈으로 값을 매기는 게 마음에서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촬영이 없을 때는 작업실에서 가죽을 만지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를 지어 부른다는 자유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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