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쓰도요(주) 요시다 노부유키 대표이사


제조 산업체나 대학교의 연구실에 가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측정제품이 있다. ‘Mitutoyo’라는 브랜드로, 마이크로미터, 캘리퍼스 등의 측정공구를 비롯해 3차원 측정기와 형상측정기, 광학측정기 등의 정밀 측정기기를 만드는 80년 역사의 일본회사이다. 한국에는 1994년 들어와 법인으로 설립됐으며, 현재 경기군포에 한국본사와 부산 대구에 영업거점을 두고 있다. 측정공구에 대해 잠시 보자면 한국은 늦게 산업화가 시작돼 이 분야가 아직 약하다.
 반면 서양에서는 독일, 동양에서는 일본이 전세계적으로 측정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이 중 일본 측정공구의 대표주자인 미쓰도요는 자체적인 연구개발과 기술발달을 이뤄 그 수준이 가히 세계최고이다. 일본산업이 여전히 탄탄한 기초체력을 지니는 뒷배경에는 이런 미쓰도요 같은 기업의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하겠다.

산업공구 유통사들이 꼭 취급하고 싶어 하는 브랜드, 신뢰를 입증하면 안정적인 매출이 기대되는 브랜드인 미쓰도요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한국법인장인 요시다 노부유키 사장을 만나 한국시장에 대한 평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를 위해 찾은 경기도 군포 한국미쓰도요 본사. 전시장과 고객 세미나실, 제품 실연실 등이 갖춰져 있다. 고객 혹은 판매자의 요구에 대해 즉시 현장감을 가지고 회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 곳곳에 세미나 룸과 고객미팅 시설을 갖췄다. 항온항습 시설이 된 전시장에는 캘리퍼스 등의 측정공구를 비롯, 한 대에 3천만원에서 1억 이상을 호가하는 고가의 측정기기들까지 있어 측정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요시다 노부유키 사장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딱딱한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는 농을 던지며, 연신 웃음과 진지함을 오가는 입담을 보여줬다. 그는 발령 당시 역대 미쓰도요 한국법인장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동행한 사진작가의 카메라를 유심히 보더니 거기에 들어간 측정기술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상대에 대한 관심과 측정제품을 좀 더 쉽게 설명하려는 그의 호의인 셈이다.

“이 안에 렌즈가 열 장 정도 들어갈 것이다. 그 렌즈가 움직이는 것에 따라 초점이 바뀌는데, 이 원통을 만들기 위한 금형기술에 바로 미쓰도요 3차원 측정기가 사용된다. 카메라와 같은 정밀기기, 자동차, 전기, 전자, 산업기기, 의료기기 제조 등에 모두 미쓰도요 측정제품이 필요하다. 우리의 책임이자 역할이며 자부심이기도 하다.”

 

 


한국에 오신지 3년이 다 됐다. 그간의 평가를 한다면?

“하루하루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한국의 고객들을 만나 처음엔 한국말과 한국문화에 서툴러 실수도 했다. 식사자리였는데 ‘맛있습니다’ 해야 하는데 ‘맛있어’하며 반말을 했던 일을 잊을 수 없다. 특히 한국소주, 참 독하지 않나. 인사불성이 돼 실수도 많이 했다. 이젠 그러지 않는다. 내 소주 주량을 알게 됐고, 한국을 조금 더 알게 됐다. 한국사람들은 참 정도 많고 일도 잘한다.”

 

부임 후 한국미쓰도요에 달라진 점이 있나?

“미쓰도요 제품은 크게 측정공구와 기기설비 파트 두 가지로 나뉜다. 측정공구는 늘 많은 분들이 애용해 주고 있지만, 기기 쪽은 다른 외국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미쓰도요의 입지가 약해져 그걸 강화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제품이나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침투력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노력한 결과 예전엔 측정공구의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거의 비슷해졌다. 측정공구도 점점 다양한 기종이 판매되어 측정기기의 주요상품 중에는 매출이 두 배로 성장한 것도 있다.”

 

능력이 굉장히 좋으시다.

“모두 판매에 힘 써주신 상사 여러분 덕분이라 생각한다. 딜러와 대리점 여러분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다.”

 

한국시장은 미쓰도요 전체 매출에 어느정도를 차지하나?

“약 10~15% 정도가 아닐까 한다. 가장 큰 시장이 유럽, 그리고 미국, 다음이 중국, 이어서 싱가폴 말레이시아 대만을 한 데 묶어서 볼 수 있고, 그 다음이 한국이다. 한국은 성장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에서 매출을 성장시킬 수 있던 비결은?

“나는 원래 영업이 전문인 영업맨 출신이다. 고객의 요구에 하나씩 대응해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물건을 잘 판다는 것은 사람을 꼬드기고 말을 잘 하는 것이 아니다. 물건을 잘 파는 법칙은 반드시 있다. 잘 파는 비법은 비밀이기 때문에 말해 줄 수 없고(웃음), 대신 왜 안 팔리는가에 대해서는 말해 줄 수 있다. 첫째, 좀 전에 말한 그 법칙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상품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좋지 않은 상품이라도 잘 팔 수 있는 법칙에 따르면 한 번은 팔 수 있다. 하지만 재주문은 어렵다.”

 

잘 파는 비법을 말해 달라. 돈을 내고서라도 듣고 싶다.

“곤란한데... 좋다! 한 시간 강의료가 비싼데 실은 10분 강의에 50분 휴식이다.(웃음) 키포인트는 정확한 정보를 빨리 얻어서 고객의 시선으로 액션을 취하는 것이다. 그 정보란 것은 아무한테나 얻는게 아니다. 확실한 정보처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실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리고 코가 높아지면 안 된다. 겸손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생각하고 일을 진행해야 한다. 언제나 고객의 시선에서 행동하는 것, 이것이 중요하다.”

 

미쓰도요 제품을 팔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나?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빨리 알아내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 즉 고객의 요구를 빨리 알아서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 미쓰도요는 사용자와 판매자의 요구사항을 항상 듣고 싶어하고 그런 의견들이 매우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신뢰이다. 사용자, 판매자, 생산자 사이에 모두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미쓰도요가 기술지원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그런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이다.”

 

미쓰도요 제품의 특징 혹은 강점은 뭐라 보시나?

“올해가 창업 80주년이다. 미쓰도요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은 핵심기술을 자체적으로 모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계공학, 전기, 전자, 광학, 측정평가 기술의 근본이 되는 측정평가 장치도 자사에서 개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지탱하는 소프트웨어도 유럽 미국 일본에 R&D를 가지고 있어 쌍방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다. 이것이 미쓰도요의 엄청난 힘이다. 사실 요즘 많이들 아웃소싱이나 네트워크해서 생산하지만 미쓰도요가 이렇게 자체적으로 하는 이유는 다른 데서 가져오면 개발과정과 품질보증을 우리가 원하는만큼 조정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80년 전 출발 당시에는 다른데서 가져올 데가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제품 생산에서 있어 완벽주의라는 말로 들린다.

“결코 완벽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미쓰도요는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상품개발에 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상품개발을 할 때에는 측정의 요소 개발을 비롯하여 측정 평가 기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쓰도요는 1943년 누마타 에한(沼田惠範)에 의해 창립돼, 길이분야 정밀측정기기의 모든 종류와 라인을 갖춘 유일한 메이커로 성장해왔다. 품질제일을 중요시하며, 이 영향으로 측정기기 생산뿐만 아니라 측정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에는 1994년 진출해 일본본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측정 솔루션을 제공해왔으며, 학계, 산업계 전반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측정 브랜드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경기와 부산에 위치한 M3(Mitutoyo,Measurement,Metrology)솔루션 센터(전시장)를 통해 측정의뢰 및 기술 자문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내외 전문 기술직원들이 상주하여 공구 및 기기의 수리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오는 회사운영 기본 방침은 ‘좋은 기술, 좋은 인간, 좋은 환경’이다. 즉 좋은 기술은 좋은 인간에 의해 창출되고, 물건을 만들기 전에 사람이 중요하며, 좋은 인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육성할 환경이 필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인재 양성과 이를 통한 기술개발로 사회에 공헌한다는 것이 기본 정신이다. 창업자 누마타 에한은 독실한 불교신자로서 불교를 서구에 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 이후 돌아와 잠시 일본정부 통계관으로 근무했다. 불교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는 자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1940년대 당시 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살펴보다가 측정기술의 필요성을 알게 돼 미쓰도요를 열었다. ‘좋은 기술로 세상에 공헌한다’는 창업자의 정신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미쓰도요는 대중 앞에 얼굴을 많이 내미는 직접 마케팅보다는 산업의 핵심에서 소리 없이 공헌하는 역할을 해왔다. 수익 일부를 사찰 및 불교 발전에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부유키 사장은 “영업자 시절 창업주와 같이 물건을 팔러 다녔던 기억이 있다”며 “당시 창업주의 연세가 92세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앞으로 한국미쓰도요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현재 회사는 성장 과정에 있다. 하지만 고객에 대한 대응등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도 많을 것이다. 현 단계에서는 개선된 부분도 있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부족할 것이다. 거기다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파워도 사내자체에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3년 후 바람직한 회사의 모습을 그린 중기계획을 세웠다. 그 시작이 올해 2014년이다. 인재투자와 그에 따른 교육, 필요한 설비 투자(환경정비), 필요 시책의 실시 등을 이 중기 계획에서 실행하려고 한다.”

 

미쓰도요 제품을 판매하거나 사용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판매 현장이나 사용 현장에서 처해있는 문제나 과제가 많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런 목소리들을 가감 없이 들려주시길 바란다. 문제란 뚜껑을 덮어두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된다. 지금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겠지만 그 문제들과 직접 부딪혀 대화를 하고 싶다. 그런 것들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넘버원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넘버원 메이커라면 좋은 상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 한다. 사용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비즈니스를 만드는 게 꿈이다.”

 

매력적인 비즈니스란 예를 들어 어떤 것인가? 판매자 입장에서는 가격만 볼 수도 있지 않나.

“가격이 분명 중요하긴 하지만 가격이 자주 변하는 제품은 매력있는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싸고 이익이 나는 제품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오래도록 팔리는 제품이 아닌 경우가 많다. 또 사용하는 고객들로부터 ‘이 제품을 사서 다행이다, 좋다’라는 반응이 있어야 한다. 제품을 판매하고 사용할 때 지속적으로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매력적인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판매계획은?

“대구와 부산에 좀 더 투자를 할 생각이다. 인원도 증가시키고 인재교육을 위한 투자도 하고 설비도 확충할 것이다. 설비란 건물을 포함해 세미나 등등 마케팅을 위한 환경을 말한다.”

 

그동안 한국미쓰도요를 이끌면서 책임감이 무거웠겠다. 어떨 때 가장 행복한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요즘 가장 즐거울 때는 내가 직접 하지 않아도 일이 잘 진행될 때이다. 시스템적으로 돌아간다는 뜻아닌가. (일본과자를 내놓고 먹으라고 권하며 한국말로 ‘방사능 없어요!’라고 해 일행이 모두 웃었다.) 이 과자 맛이 좋다. 그런데, 일을 하며 행복하다, 혹은 만족한다는 것은 이 과자를 먹는 것처럼 한 순간인 것 같다. 고객 시장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현재 모습에 만족하면 안 된다. 항상 적당한 위기감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노력하고 결과는 기다리는 것이다. 한국시장은 노력하면 분명히 충분한 결과를 주는 시장이다. 매력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기에 좋은 환경이라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가 돌아가도록 일을 하고 싶다.”




 

글_서상희
사진_안천호 자료사진제공 한국미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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